가장 행복한 여덟 순간
온라인에 펼쳐지는 8폭 병풍의 비밀
조선 후기에 그려진 「평생도」는 사람이 태어나 한평생을 보내며 겪을 수 있는 가장 행복한 여덟 순간을 그림으로 남긴 병풍이다. 「평생도」는 조선 18~19세기의 시대적 상황과 생활상을 보여주는 자료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람이 태어나 돌잔치를 치르고, 혼인을 하고, 과거에 급제하고 관직에 나아가 혼인 60주년까지 기념하는 모습은 가정에서 화목하고 사회에서 부와 권세를 누리고자 하는 요즘의 소망과도 다르지 않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누리집 ‘온라인 전시관’에 특별한 콘텐츠를 마련했다. ‘조선 사람들의 꿈, 평생도’라는 제목의 웹페이지에 「평생도」8폭 병풍에 대한 각종 정보와 디지털 복원 콘텐츠를 담았다. 여덟 가지 장면에 대한 세세한 설명은 ‘평생도란’이라는 메뉴를 통해 상세히 알려준다. 특히 관람객의 작품 감상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그림의 세부를 선택하면 해당 부분에 대한 설명과 조선시대 후기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추가 정보도 제공한다. ‘디지털 복원’ 메뉴를 통해서는 복원 전후의 차이를 비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담았다. 「평생도」에 대한 심화 학술 정보도 포함해 단순한 감상에서 그치지 않도록 했다.
수준 높은 디지털 복원 기술의 성과
이번 웹페이지에서 가장 눈여겨볼 만한 부분은 문화재의 디지털 복원 성과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한 점이다. 「평생도」의 원본을 고화질 촬영한 후, 색이 떨어지고 훼손도가 높은 부분을 디지털로 채우고, 변색되고 오염된 부분까지 원래 색에 가깝게 복원해 감상의 묘미를 높였다.
고화질 촬영본을 비단의 직조가 보일 정도로 확대해 꼼꼼히 복원, 그림을 크게 확대해도 디지털 작업의 흔적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작업했다. 웹페이지에서 관람객이 직접 붓질을 하며 디지털 복원을 체험해볼 수 있어 더욱 즐겁게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복원 전후 그림을 확대해 세부를 상세히 볼 수 있도록 한 것도 이 웹페이지의 주요 감상포인트 중 하나다.
이런 디지털 복원은 이후의 새로운 연구 성과나 관점을 반영해 다시 복원 가능하다는 큰 장점이 있다. 또한 해외에 선보이는 우리 문화재 국외 전시나 외국 박물관 한국실에 선보이기 까다로운 조건의 지류 문화재를 디지털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다. 보통 지류 문화재 전시는 3개월까지만 가능하고 한번 전시하면 9개월의 휴지기를 가져야 한다.
훼손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지류 문화재는 해외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회화 소장품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콘텐츠는 해외 박물관 및 외국인을 대상으로 선보이기에 수월하면서 우리 문화를 대중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조선 사람들의 꿈, 평생도’ 웹페이지는 영어를 포함해 총 여섯 개의 외국어로 번역되어 영문 누리집과 각국의 한국문화원 홈페이지에 활용될 예정이다. 또한 평생도 콘텐츠를 담아 개발하게 될 미디어 병풍은 외국 박물관 한국실, 우리 문화재 국외 전시, 한국문화원에 순회하게 되며,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객을 위해 디지털 실감영상관 제2관에서 상영한다.
조선시대 사람들이 꿈꾼 인생의 여덟 가지 장면을 보여주는 「평생도」를 소재로 한 디지털콘텐츠를 접하는 국내외 관람객들이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돌아보고 그 안에서 각자의 소망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아울러 문화재의 디지털 복원이 우리 문화재의 가치를 보존해나갈 수 있는 새로운 기술로 자리매김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