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기술연구소가 5년에 걸쳐 개발한 다중회전분사토층프린팅 기술을 통해 국보 제42호이자 현존 국내 最古 부석사 조사당 벽화의 디지털 복제에 성공하였습니다.
다중회전분사토층프린팅 기술이란 수십억 화소 수준으로 구축한 벽화의 기가픽셀 이미지를 토벽체 위에 모사나 후작업 없이 원본 그대로 프린팅하는 기술로, 이번 부석사 조사당 벽화 프로젝트에서 세계 최초로 실증하였습니다.
문화유산기술연구소 문화재복제팀은 먼저 벽화보존팀과 함께 다양한 과학적 분석을 통해 실제 조사당 벽화와 동일한 구조의 토벽체를 60여일에 걸쳐 제작하고, 이를 비행기 동체에 사용되는 두랄루민 재질의 허니컴스트럭쳐보드에 천연 아교로 고착시켜 강한 내구성을 확보하였습니다.
또한 벽화 원본 8개체 각각을 수십억 화소 수준의 기가픽셀 이미지로 스캔하고, 정확한 프린팅 색재현(CMS)을 위해 색도별 300개 층의 레이어로 분리하였습니다. 고려 말 이후 긴 세월을 견뎌온 부석사 조사당 벽화는 600여년만에 20기가바이트의 방대한 데이터로 디지털화 된 것입니다.
이렇게 완성된 레이어별 기가픽셀 이미지를 글로벌 인쇄기 회사와 공동 개발한 특수 프린팅 장비를 통해 토벽체 위에 0.01mm의 오차 범위로 초정밀 중복 분사하였습니다. 분사되는 안료는 0.02mm 단위의 조절을 통해 최대 1mm 깊이까지 투습되며, 이때 토벽을 구성하는 흙알갱이 각각을 320˚이상 깊이 감싸 단단하게 고착됩니다.
최종 레이어 인쇄 후 마지막으로 토층 표면에 非아크릴 계열의 코팅제를 분사하여 안료 특성에 따른 표면 광택을 제거함으로서 복제품 제작을 완성하였습니다.
완성된 복제품은 2020년 6월부터 영주 부석사박물관에 원본을 대체하여 전시되었으며, 교체된 벽화 원본은 2026년까지 보존처리에 들어갑니다.
이와 유사한 디지털 프린팅을 통한 벽화복제는 일본 동경예술대와 오오츠카박물관에서 앞서 시도된 바 있으나, 부분을 전사한 후 모사를 통해 나머지를 완성하는 단순한 방식으로 사실상 수작업에 해당하며 원본 재현율이 50~70%에 그치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문화유산기술연구소는 이번 부석사 조사당 벽화 디지털복제를 통해 기존 벽화 복제 기술의 한계를 완전히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저희 연구소는 이번 실증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 벽화 디지털복제기술로 국내의 벽화들은 물론 미얀마 바간 벽화나 이탈리아 프레스코 등 해외 벽화에 이르기까지 세계 벽화 문화재 보존·보전에 널리 기여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