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옛 신화, 크낙새 등 여러 콘텐츠 개발하고파”
김지교 문화유산기술연구소 대표
그가 ‘디지털헤리티지’ 분야에서 활동한 지도 어느새 15년째다. 들어본 듯하지만 어딘지 생소하게 느껴지는 디지털헤리티지는 디지털 공간에 기록·보존한 문화유산을 분석, 복원 연구, 전시,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흐름 속 이젠 없어서는 안 될 디지털헤리티지 분야의 전문가 김지교(36·사진) 문화유산기술연구소 대표를 통해 문화유산과 디지털 콘텐츠의 특별한 만남에 대해 들어봤다.
내달 27일까지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선보여지는 ‘어떻게 볼 것인가’ 전시회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 대표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보다’라는 시각적인 차원의 감각을 벗어나 관객들로부터 새로운 몰입도를 느끼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전시에 있어서 ‘보다’라는 것은 총체적 경험 그 자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관람객이 오감을 사용해 작품과 상호작용하며 전방위적으로 작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보는 방법’에 대한 신선한 관점을 제시한다”며 “굳이 어렵게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부담 없이 체험하며 제각기 영감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의미에서 그가 전시회에서 선보인 디지털헤리티지 콘텐츠는 ‘석굴암 몰입형 가상현실’이다. 지난 5월 2019 국제도서전에서 시범적으로 선보인 후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의 초청으로 특별전에 참여하게 됐다.
김 대표는 “가상현실을 문화예술 특히 관광자원이 될 수 있는 문화유산 분야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많아졌고 정부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석굴암은 최고의 가상현실 자원이다. 석굴암 자체가 체험자를 완벽하게 감싸는 몰입형 공간이면서 실제로도 존재하고 있어 가상으로 만들기 위한 디테일 소스들을 촬영으로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석굴암은 실존함에도 불구하고 관람객들이 가까이 들어가 볼 수 없다. 석굴암 본존불의 실사이즈에 압도당하고, 형언할 수 없는 경이로움을 느낀 만큼 관람객들에게도 전달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석굴암 자체가 주는 감동을 온전히 관람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는 그는 조각의 아름다움은 물론 예상을 깨는 그 거대함, 유구한 세월의 흔적, 화강암이 뿜어내는 한기와 습기, 곰팡이 냄새까지 석굴암 그 자체를 체험하길 기대했다.
김 대표는 “그 동안 문화유산 콘텐츠에서 실수는 공급자 위주의 콘텐츠를 만들어 왔다는 것이었는데 문화유산 자체에 매료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석굴암의 아름다움과 위대함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관람객들이 오감을 통해 실감하고 스스로 깨닫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전시회가 끝난 후에도 그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가상·증강현실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도록 몰입형 미디어아트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대전에도 콘텐츠로 제작하고 싶은 멋진 지역이 많이 있다. 우리가 대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전시와 인연이 닿지 않아 단 하나의 프로젝트도 한 것이 없다. 회사 구성원 모두 대전 시민들로서 아쉬움이 남아있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이 숙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출처 : 금강일보(http://www.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