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국내외 문화유산을 복원하는 그는 옛것과 새것의 교차점에 있다. 존재했지만 지금은 형상을 잃은 문화유산의 얼굴을 찾아주는 것. 문화유산연구소 지교의 김지교 대표가 하는 일이다.
시작은 사소했다. 김지교 대표를 알게 된 건 인터넷에 떠돌던 한 장의 사진 때문. ‘베컴 옆에서 선방한 한국인’이라는 제목의 사진 속에는 미남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보다 더 눈에 띄는 외모의 그가 있었다. 지난 11월, 베컴이 초청된 한 주류 행사장에 참석했다가 함께 사진을 찍었고 이것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 것. 이름을 검색하니 문화유산연구소 지교 소속이었다. 그렇게 우연히 클릭한 연구소 홈페이지에서 처음으로 디지털 문화유산 복원 작업에 대해 알게 됐다. 오랜만에 들은 ‘역사, 문화재, 복원’ 같은 단어는 생소하게 느껴졌지만 흥미로웠다. 게다가 비용, 시간, 기술적 제한으로 실물 복원이 불가능했던 문화재들을 디지털화해 그대로 재현해낼 수 있다니. 역사적 의미와 성취가 남다른 분야였다. 연구자로서의 소명 의식과 전문성으로 똘똘 뭉친 그를 만났다.
디지털 문화유산 복원이라는 신세계
디지털 문화유산의 복원 작업은 언제부터 시작됐나요?
국내에서는 1990년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입체적인 복원 상상도를 만드는 수준이었지만, 최근 들어 여러 미디어 기술과 결합하면서 보여준 성과가 눈부시죠.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 등 인간과 시스템이 상호작용하는 ‘인터랙션 기술’에까지 적용하는 추세예요.
욕심 많고 뚝심 있는 연구자
글서미정 기자